Lovely Rain
75레벨 메이플랜드 궁수(사수) 육성기 #10 안녕! 메이플랜드, 두 달의 모험 여기서 끝나다 본문
1. 공노목을 위한 노력
70렙이 넘어가자 공노목(공격력 옵션이 붙은 노가다 목장갑)에 대한 욕심이 자연스레 생겼다. 돈이 쌓이는 것을 보니 75렙 정도되면 가성비 공노목은 구입할 수 있을거라 생각이 들었고 정말 열심히 사냥했다. 사냥터는 906이었다. 개당 550메소인 태양조각, 잡장비, 순수 메소 수입으로 물약값을 제하면 시간당 60~70만 메소 정도를 획득했던 것 같다. 가끔 나오는 망토 지력 10% 주문서와 어둠의 크리스탈 원석도 짭잘한 수입이었다.
정말로 75렙에 다다르자 예상대로 공7노목을 바로 구입할만한 메소를 쌓을 수 있었다.
2. 흥분, 기대감 그리고..
공노목을 구입해서 전사의 물약을 함께 사용하니 스탯창 최대 공격력은 1300이 넘어갔다. 공노목의 효과를 보기 위해 곧장 906으로 달려갔다. 사수의 아이언 애로우는 몹을 통과할 때마다 대미지 감소가 되는데 이런 이유로 3마리 이상의 몬스터를 타격하면 1~2번째 몬스터는 2~3방으로 잘 잡히지만 3마리째부턴 3방으로도 처리가 안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그런데 공7노목을 착용하니 3번째 이상의 몬스터도 좀 더 빠르게 처리가 가능한 것이 체감되었다.
"이정도인가.."
수일을 사냥에 시간을 쏟으며 메소를 모아 공노목을 구입했다. 하지만 구입 효과를 보니 또 욕심이 생겼다. 공9노목까지 업글, 골든 크로우 업글, 이속 아이젠도 구입해야할 것 같다.
그러는 와중에 사고가 터졌다. 여느때처럼 906 파티를 열심히 돌고 있는데 젠이 느리다며 어느 유저가 탈주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바닥을 닦고 있었는데 내 탓인것마냥 느껴졌다. 저녁의 서버렉을 버티며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실망스러웠다. 내가 여기서 대체 무슨 소리를 들어가며 게임을 하고 있는 걸까? 어차피 다음 달엔 이전처럼 메이플랜드에 시간을 쓰긴 어려울 것이다.
3. 메이플랜드 정말로 접다
이튿날 돈이 될만한 모든 장비를 처분했다. 그리고 남은 돈은 내가 쏟은 노력에 비해 초라해보였다. 최근엔 어떤 온라인 게임이든 돈을 전혀 쓰지 않고 플레이해서 모두 흑자라는 점 하나는 위안이었다. 그래도 75레벨 사수 몸캐는 남아있으니 언젠가 메이플랜드가 정말로 갓겜이 된다면 다시? 아마 그럴 일은 없겠지..
어찌보면 사소하다할만한 사건이 방아쇠 역할을 했지만 이미 게임을 접게할 이유는 너무도 많았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운영진의 무능력때문이다. 하루 종일 나오는 핵매크로 광고, 오후 시간대부터 시작되는 엄청난 서버렉, 누군가는 핵매크로로 손쉽게 쌀먹한다는 느낌, 하루 하루 폭락하는 메소 가치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장비값. 많은 온라인 게임을 경험하면서 운영 때문에 게이머의 민심을 잃는 경우를 한두번 본게 아니지만 메이플랜드의 운영은 진심으로 격을 달리하는 운영이었다. 마치 유저가 접길 바라는 듯한 운영이랄까?
메이플스토리 월드라는 메타버스형 플랫폼의 한계도 여실히 체험했다. 불법프로그램에 굉장히 취약하고 채널, 월드 이동이 너무 피곤해서 메이플랜드와 같이 대규모 게임을 감당하기엔 무리인 것 같았다. 월드코인으로 분명히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을텐데 메이플랜드 운영진과 더불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메이플랜드에서의 파티플레이는 여전히 재밌었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언젠가 메이플랜드가 갓겜이 된다면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조그마한 희망 한 조각을 남기며 메이플랜드의 모험은 여기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