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Rain
[좀보이드 42빌드] CDDA 챌린지 정화런 2부: 요람 밖으로 (생존과 전투 팁) 본문
[들어가며]
좀보이드 42빌드 업데이트 후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쓴 글입니다.
중간중간 좀보이드 42빌드의 각종 팁과 경험을 담았지만 이런 저런 오류나 착오가 많을 수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운명적인 만남
모든 것이 부족했다.
식량과 무기, 스킬북과 차량까지 10일을 생존한 것 치곤 두 손에 놓인 것은 여전히 너무나 초라했다. 41빌드의 좀보이드였다면 진작에 루랄 마을(폴라스레이크)에 도착해서 본격적인 스킬 레벨링을 시작했을 터였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했다.
10일차가 되자 드디어 사타구니의 깊은 상처가 완전히 자연 치유되었고 이제 단 하나 남은 식량이었던 설탕 한 뭉치에 의지하며 농장 서쪽의 주점을 향했다. 손에 들린 무기는 나뭇가지와 돌 밖에 없었다.
상처 디버프가 사라져서인지 주점 근처의 수십 마리의 좀비를 그럭저럭 처리할 수 있었다. 주점 안엔 너무 반가운 감자칩 서너 개와 42빌드에서 새롭게 업데이트된 여러 술들이 있었다. 오류인지는 모르겠지만 피로도를 완전히 없애는 음료(술?)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믿었던 술의 칼로리가 너무 낮았던 것이다. 41빌드에선 이렇게 낮지 않았는데.. 멀드로 대로 쪽으로 전진하고 싶었지만 당분간은 식량 때문이라도 멀드로 안쪽의 민가 파밍을 먼저 해야만 했다.
며칠 동안 주점 바로 아래에 있는 삼층 창고(MASS GENFAC) 확보를 위한 전투가 이루어졌다. 좀비 수량이 굉장히 많다곤 할 수 없었지만 워낙에 근육통 디버프가 심하고 왠지 42빌드로 오면서 지구력도 더 많이 소모되는 것 같아 하루에 좀비 수십을 잡는게 고작이었다.
어떻게든 확보한 삼층 창고에서 드디어 쓸만한 무기들을 입수할 수 있었다. 특히 반가웠던 무기도 있었다.
쇠지렛대.
42빌드로 넘어오면서 애용했던 나무창 제작이 힘들어졌다. 창의 대안으로 쉽게 양산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제작창을 아무리 살펴봐도 창의 대안은 없었다. 재료, 도구가 9개나 필요한 "톱날 달린 긴 자루"같은 힙스터 무기를 정말 좀비 잡는데 쓰라고 제작창에 넣어둔건지.. 인디스톤 너희들은 이런거 하나씩 꼬박꼬박 만들어서 쓰는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솔직히 나무창 제작 다시 돌려줘 젭라..
여하튼 창 만큼 강력하진 않지만 특유의 내구력을 자랑하는 쇠지렛대를 삼층 창고에서 여러 개 찾아낼 수 있었다. 무기 걱정은 한동안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창 사용을 전제로 세팅했던 캐릭터 특성이 좀 아깝긴 했지만.
삼층 창고를 정리하면서 근육통이 심해지면 산책 겸 주점 근처도 살펴보았다. 멀드로 북쪽 주점은 동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호수 덕분에 멀드로 거점으로 항상 추천되는 곳이다. 호수를 둘러보면서 낚시가 하고 싶었지만 겨울철인데다가 낚시 0레벨인 상태론 아무것도 낚이지 않을게 분명했다.
달라진 것들
삼층 창고에서 쇠지렛대를 장비하고 본격적으로 멀드로 북부 민가들을 파밍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지독한 화재. 12월 9일에 시작된 불이 아직도 계속 된다. 단순히 계속 되는 정도가 아니라 멀드로 북부 전체를 태우고 있는 중이다.
그 와중에 불 붙은 좀비를 잡다가 오른쪽 다리에 화상을 입어버렸다. 화상에서 회복되는데는 꼬박 3일이 필요했다.
할 일이 없어서 목공 레벨링을 위해 타일 틀도 만들어보고 주점 안에 있던 쥐도 잡아서 구워먹어보았다. 쥐는 잡긴 쉬웠지만 칼로리는 너무 낮았다. 정 먹을게 없을 땐 쥐라는 대안이 생겼다는 점에선 만족.
화상이 다 나을 때 쯤 그 불이 주점 앞까지 다가왔다. 삼층 창고 1층을 태워버린 불은 다행스럽게도 주점 앞에서 딱 멈추었다.
화상이 다 치료되자 멀드로 북부 전역으로 조금씩 정화 구역을 넓혀갔다.
CDDA 챌린지 시작 집에서 조금만 남쪽으로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밭이 딸린 민가. 닭장 울타리와 우물이 새로 생겼다. 인게임 시간으로 한 달이 넘었음에도 닭은 여전히 도축 가능했다. 아마도 동물은 도축하기 전까지는 상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쉽게도 이전 버전의 우물에선 깨끗한 식수를 바로 얻을 수 있었지만 42빌드 우물은 호수나 강물같이 음용하려면 정수가 필요하다. 아예 없는 것보다는 확실히 좋지만 낚시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선 조금 아쉬운 부분. 밭에 농작물은 잔뜩 있지만 수확은 할 수 없었다.
멀드로 북부 파밍이 완료될 때 쯤 차량정비 1권을 입수할 수 있었다. 전기공학은 진작에 1레벨을 달성한 상태였고 차량정비 1권이 입수되자 파밍을 멈추고 차량정비 훈련을 시작했다. 주점 근처에 차량이 꽤 많았기 때문에 훈련 자체는 금방 끝낼 수 있었다. 차량정비 2레벨과 전기공학 1레벨이 모두 완성되자 차량 배선따기가 가능해졌다. 3대나 있던 생존자 차량을 이제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다.
요람 밖으로
몇 번이고 정화런을 했었던 멀드로. 너무 익숙한 멀드로에 오래 있고 싶지 않았다. 긴 둔기 3레벨과 물건관리 3레벨. 부족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떠나고 싶었다. 긴 여행이 될 것이다. 하루 날을 잡고 지금까지 파밍으로 쌓아둔 무기와 식량을 차량에 차곡차곡 쌓았다. 그리고 이튿날이 되었다.
목적지가 어디든 길이 막힌 딕시 쪽으론 갈 수 없었다. 갈 곳은 남쪽 뿐이다. 멀드로 대로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것은 실수였다.
그것을 알아차리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1994년 1월 13일.
CDDA 챌린지 생존 1개월 5일.
정화된 좀비수 1600.
[좀보이드 42빌드] CDDA 챌린지 정화런 2부: 요람 밖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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