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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보이드 42빌드] CDDA 챌린지 정화런 3부: 상처 속의 파라다이스 (거점 추천과 각종 오류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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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보이드 42빌드] CDDA 챌린지 정화런 3부: 상처 속의 파라다이스 (거점 추천과 각종 오류들)

LR 2025. 1. 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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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좀보이드 42빌드 업데이트 후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쓴 글입니다.  
중간중간 좀보이드 42빌드의 각종 팁과 경험을 담았지만 이런 저런 오류나 착오가 많을 수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국의 파라다이스

 

남쪽 방향으로 향하는 그 도로엔 좀비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캐릭터 차량이 전진하는 방향으로 거대한 좀비 덩어리가 갑자기 생겨나 퍼져나갔다. 41빌드에서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좀비 생성 방식이다. 도로 위에 조밀하게 모인 좀비떼를 피해나가기 정말 어려웠다. 

 

차가 망가지는 것을 각오하고 수많은 좀비를 뚫으며 멀드로 남부 교차로에 도착했다. 급히 차량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차량의 후드(보닛) 내구도는 이미 0이었다. 더 이상 부딪히면 엔진이 버틸 수 없게 된다. 좀비를 최대한 피해야만 할 것이다. 

멀드로 남부 교차로는 이전 빌드와는 달리 수십마리의 좀비들이 몰려있었다. 교차로를 차량 소모 없이 지나가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교차로 좀비를 처리해야만 했다. 

 

수십 마리 규모의 좀비를 처리하는데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하루가 꼬박 소모되어 오후 늦은 시간이 되서야 겨우 교차로를 지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시점에 목표 지점을 결정해야했다. 익숙한 루랄 마을 쪽(A)으로 가볼 것인가? 아니면 42빌드에서 새롭게 업데이트된 호수 지역을 거쳐 어빙턴(B)으로 갈 것인가?

 

결론은 B경로였다.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호기심도 있었지만 남부 호수 지역에 외딴 주유소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동기였다. 차안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튿날 오전 호수 지역 외곽의 주유소에 도달했다. 

 

주유소 맞은 편에는 낚시용품점과 숙소가 있었고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면 호수가 있다. 주유소와 물 그리고 완비된 숙소. 어쩌면 이곳은 루랄 마을 주유소에 비견할만한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곳을 장기 거점으로 삼아도 좋을지도..

주유소, 낚시용품점 주변을 안정화시키는데는 이틀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게스트 하우스

 

남부 호수 지역 지도: 거점(1), 게스트 하우스(A), 정수장(B), 수련 캠프(C)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했던 거점(1)이었지만 신경쓰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옆에 있던 큰 건물(A)이었다. 다가가보니 다크왈로우 레이크 게스트 하우스(Darkwallow Lake Guest House)라고 한다. 거대한 호수 이름이 다크왈로우인 모양이다.

 

어느 정도 좀비가 있을 것이라곤 생각했지만 그 이상으로 좀비가 많았다. 그래도 쇠지렛대가 여러 개 있으니까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정화를 시작했다. 1994년 1월 16일 게스트 하우스 정화 시작.

 

17일.

 

18일.

 

19일.

 

그리고 1월 20일. 지난 4~5일간 거의 600마리에 가까운 좀비를 잡아냈지만 여전히 게스트 하우스 주차장조차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좀비가 많다. 마굴이다. 의욕은 있었지만 더 이상 정화를 진행할 수 없었다. 가져왔던 모든 쇠지렛대와 삽까지 전부 깨져버렸기 때문이다. 42빌드에서 창 양산을 할 수 없게 된 것이 너무 뼈저리게 다가온다.

 

어떻게든 게스트 하우스 정화를 계속하기 위해 호수를 크게 돌면서 무기 파밍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 와중에 한 민가에서 만난 이벤트. 쥐와 쥐 배설물로 가득찬 주택이다. 바닥 뿐만 아니라 책장이나 카운터 등 거의 모든 컨테이너에도 쥐 배설물이 들어있었다. 단순한 그래픽이지만 너무 혐오스럽다. 정말로 인류가 멸망한다면 문명의 잔해 속에서 쥐들은 번성할 것이다.

 

호수 남부의 정수장(B). 이곳도 수백마리의 좀비가 포진되어 있었다. 인근의 수련 캠프장(C)도 마찬가지였다. 예외는 없다. 건물이 있는 모든 곳에 좀비들이 가득하다. 무기 부족과 근육통에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근육통은 근접 전투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근육통에 의해 대미지가 크게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타격 횟수가 늘어나고 내구력 소모와 스태미나 소모도 심해진다.

 

패널티는 또 있었다. 배터리다.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건전지와 차량 배터리가 너무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 오류 같은데 이를 완화해주는 모드가 있으니 배터리 소모가 불편하다면 관련된 모드(B42 Battery Drain Fix)를 사용해보자.

 

 

게스트 하우스 2

 

1월 28일. 호수 주변 마을 파밍 후 다시 시작된 게스트 하우스 2차 정화. 스태미나 소모가 극심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이전 세계였다면 나무의자를 군데군데 만들어두었을텐데 목공 레벨이 너무 낮아 그러지 못했다..

 

몇 마리 잡은 것 같지도 않은데 근육통이 시작된다. 오른팔이 아파서 효율이 떨어지면 어쩔 수 없이 다리를 사용해서 밟기 공격으로 꾸역꾸역 좀비를 잡아나갔다. 밟기 공격을 어찌나 많이 사용했는지 신발이 닳아없어지기도 했다. 밟기 공격을 많이 사용하면 다리 쪽에도 근육통이 생긴다. 

 

그렇게 6일이 흘렀다. 삽이 소모되면 도끼를, 도끼를 소모하면 단검을 사용하며 정화런을 이어나갔다. 600여마리를 또 잡아내었지만 여전히 좀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빈 손으로 다시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파밍이 필요했다. 파밍의 목표는 무기류와 발전기였다. 자동차 기름이 계속 부족했기 때문에 거점(1)의 주유기 사용이 반드시 필요했다. 자동차 배터리가 너무 빨리 소모되어서 시동도 계속 켜두어야했기 때문에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번엔 어빙턴 동부 외곽의 창고(화살표 끝 지점)까지 가보기로 했다. 이전 세계에서는 이런 형태의 건물은 모두 농산물 창고였는데 42빌드 세계에선 그렇지 않기를 바랐다.

 

축사 한 쪽 끝에는 장비 창고가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꼭 확인해봐야한다. 물론 이런 축사에도 좀비들이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시의적절하게 나온 큰 배낭 좀비와 발전기 사용법. 42빌드에서는 꼭 서점을 파밍하지 않더라도 스킬 책이나 레시피 잡지를 좀비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좀비 가방을 잘 살펴보자.

 

어빙턴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들른 캠핑장에서 발견한 프로판 랜턴. 성능은 좋았지만 연료가 빨리 닳아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프로판 가스통에서 충전이 가능한지 실험해보았지만 아쉽게도 불가능했다.

한편 조명 버튼(F키)을 눌렀을 때 가방 안에 있는 프로판 랜턴이 메인 인벤토리에 있는 손전등보다 우선하여 켜져서 굉장히 불편했다. 휴대용 조명 기기가 어떤 순서로 사용될지에 대한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2월 7일. 며칠동안 파밍한 장비와 물자를 거점에 놓고 다시 어빙턴으로 향한다. 기름이 너무 부족하다. 빨리 발전기를 찾아서 주유기를 사용해야만 한다. 마음이 바빠진다.

 

눈이 이상하게 쌓여있다. 42빌드는 아직 베타 버전이다.

 

가는 길에 있었던 소목장. 판매를 겸하는 기업형 목장인 듯 하다. 좀비가 꽤 많아서 사무실만 파밍하고 대형 목장 내부까진 들어가지 않았다. 

CDDA 챌린지 생존 2개월이 되었는데 지나가는 목장이나 가축용 트레일러까지 샅샅이 뒤져봐도 아직 살아있는 가축은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이곳 주차장에 쓸만한 트레일러가 많아서 기억해두면 유용할 것 같다.

 

마법의 음료, 콜라. 마시면 모든 피로도가 사라진다. 아마 이것도 오류겠지? 

 

2월 11일. 목표로 했던 어빙턴 동부 외곽 창고에 도착.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농산물 창고였다. 발전기도 아직 얻지 못했다. 조금만 더 어빙턴 쪽으로 이동해봐야할 것 같다.

 

로드킬 당한 토끼들. 도축에 들이는 수고에 비해 영양가는 없다. 

 

농산물 창고 옆 컨테이너 숙소에서 발견한 발전기. 밸류테크라면 보급형일텐데 기존의 빨간색 발전기에 비해 어떤 점이 다른지는 아직 모르겠다. 어쨌거나 드디어 주유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모든 파밍을 중지하고 거점으로 되돌아간다.

 

 

 

상처 

 

드디어 생존 2개월만에 정상 궤도에 올랐다.

발전기를 상시적으로 돌리면서 자동차를 기름 걱정 없이 운용하고 야외 조명과 냉장고도 지금부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봄이 보름 밖에 남지 않았다. 파밍을 통해 낚시대와 통발 제작법도 배워두었다. 만성적인 칼로리 부족도 곧 해결될 것이다.

 

...

 

 

 

!?.......... 어째서..?

 

기름이 없다. 주유기에서 기름을 뺄 수 없다.

분명히 이전엔 없었던 간판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없었다.

2월 7일엔 없었다고..

 

 

 

당연히 기름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에 자동차에 조금 남아있던 기름을 몽땅 빼서 발전기에 넣어두었던 참이다. 발전기는 잘 돌아갔다.

 

자동차를 다시 움직여야해. 발전기에서 다시 기름을 빼야겠어.

발전기에서 다시 기름을 빼야해...

 

뺄 수 없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발전기에 들어간 기름은 다시 뺄 수 없다.

41빌드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그랬던가? 모르겠다.. 혼란스럽다. 모든 것이..

남국의 파라다이스가 무너져 내린다. 

 

 

어쩔 수 없다. 지금까지 파밍한 무기로 어떻게든 게스트 하우스 주차장에 들어가서 차량을 찾고 기름을 빼내야한다. 마굴에 좀비는 많겠지만 삽이 파괴되면 망치를 쓰고, 망치가 파괴되면 렌치를..

제발 그 곳에 기름이 있기를! 

 

 

 

 

 

 

죽음은 허망하게 찾아왔다. 

 

 

끝없이 몰려드는 게스트 하우스의 좀비떼와 싸우다가 부족한 스태미나 때문에 잠시 바닥에 앉아 쉬면서 시간 가속을 눌렀다가 물려버렸다. 

일어나는 캐릭터 뒤로 다가온 좀비가 작은 소리를 내며 입을 벌릴 때 살아나기 어렵겠다고 직감했다. 

 


1993년 12월 9일 ~ 1994년 2월 14일.

CDDA 챌린지  2개월 7일간 생존.

정화된 좀비수 4570.


 

 

 

 

소고

 

사실 지쳐있었다. 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파밍할 거리가 없을게 분명한 게스트 하우스의 좀비를 왜 잡아야 했을까.. 꼭 지금이어야 했을까..

왜 "평화주의자" 특성을 찍었을까.. 

 

영원히 계속될 이 근육통 패널티를 안고 계속 이 전투를 해야하는걸까..

41빌드만큼 지독한 밀도의 마굴에서 기어나오는 좀비들을 한땀한땀 밟아나가며.. 언제까지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싸워야할까..

예측할 수 없는 게임 내 오류와 합리적이지 않은 밸런스를 언제까지 감내해야할까..

 

 

아쉬움은 없었다. 

42.0.2 빌드의 CDDA 챌린지 정화런은 여기에서 끝내지만 앞으로의 패치에 작은 희망을 걸어보고 싶다.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좀보이드 42빌드] CDDA 챌린지 정화런 3부: 상처 속의 파라다이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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