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Rain
CDDA 챌린지 루이빌 정화런 21부: 황혼에서 피날레 (Project Zomboid 좀보이드) 본문
좀보이드 현재 설정과 사용 모드
1. 세계 설정: 기본적으로 CDDA 챌린지에서 변경 사항은 거의 없다. 정화런 수행을 위해 모든 좀비가 최고조에 다다른 28일차에 리젠을 끄고 진행하였다. CDDA 챌린지는 기본 4배, 최고조 1.5배율(총 6배)의 좀비 수 설정이며, 근접 무기는 단일 타격만 가능하고 모든 물자는 "매우 적음" 상태이다.
2. 사용 모드: 모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바닐라 상태로 진행했다. 캐릭터 현 상태를 상세하게 막대그래프로 표현해주는 "Minimal Display Bars"와 아이템 밸런스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캐릭 외관과 아이템의 형상을 변환하기 위해 "Cosplay"와 "Fasionoid - Clothing Transmog"를 사용하였다.
손님, 너무 늦게 오셨네요!
1995년 12월 하순. 루이빌 남부 농업 구역(A)
루이빌에서 정화런을 시작한지 2년이 흘렀다. 루이빌 대부분의 구역을 탐험했고(3부~20부) 킬수는 21만에 다다랐다. 하지만 예상하는 좀비수엔 조금 모자랐다. 좀비를 찾아 아직 루이빌에서 탐색하지 못한 구역으로 눈길을 돌렸다. 바로 루이빌의 남쪽 경계다.
탄약을 찾기 위해 떠났던 모험(11부), 쉐볼리에 코세트 작전(15부), 루이빌 남부 도로 정화(19부)에서 조금씩 지나쳤던 곳이다. 이제는 잠시 지나치는 곳이 아닌 루이빌의 마지막 정화 구역,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모험의 시점이 될 그곳으로 향했다.
서부 군검문소 옆을 지나가는 기찻길에서 21부의 정화런이 시작된다.
군검문소 철책으로 분단된 마을. 마을로 닿는 도로가 철책으로 막혀서 좀비와 수풀을 뚫고 크게 돌아와야했다.
루이빌 남부 농산물 직판장으로 가는 길.
직판장 한 켠에 조성된 옥수수 미로. 너무 늦게 온 탓일까? 미로같지 않은 미로였다. 가을에 오면 재미있었을까?
동쪽으로 계속되는 정화런. 주로 도로를 이용했지만 때때로 농지 깊이 들어가 어그로를 끌어보기도 했다.
소각된 마을
1996년 1월 초, 서부 군검문소로의 여정(B)
루이빌 정화런이 막바지에 이르자 루이빌의 경계를 어디로 둘지 결정해야했다. 결론은 세 곳의 군검문소를 잇는 철책을 루이빌과 밸리스테이션의 경계로 두는 것이다. 남부 농업 지구 정화를 끝내고 루이빌의 남쪽 경계인 철책 내부를 통해 이동하며 경계 주변의 좀비를 잡아갔다.
철책 밖의 좀비는 창이나 찌르기 단검, 원거리 무기 등을 통해 잡을 수 있다. 예전 경험으론 화염병도 가능했던 것 같다. 철책 밖의 좀비를 잡기 위해 정말 오랜만에 창을 잡았다.
중부 군검문소에 도달하자 양옆으로 놓인 소각된 마을이 흥미를 끌었다. 소각된 마을의 남쪽 방면은 밸리 스테이션 쪽으로 크게 돌아와야하기 때문에 현재 진행하고있는 루이빌 정화런 중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중부 군검문소에서 루이빌로 나와 오른쪽으로 숲을 돌아가면 소각된 마을(북쪽 방면)에 접근할 수 있다.
소각된 마을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주유기. 불탄 민가 창고에서 발견한 발전기를 하나 옆에 갖다두었다. 앞으로 쓸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가장자리에 위치한 컨테이너촌까지 정화를 마치고 다시 서쪽으로 이동한다.
탄약을 찾기 위한 모험(11부)에서 길을 잘 닦아두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꽤 이동이 수월했다. 물론 지난 번과는 달리 주기적으로 어그로를 끌며 이동했기 때문에 시간은 꽤 걸렸다.
서부 군검문소에 근접하자 아래쪽 기차 기지의 좀비들이 어그로에 끌려나왔다. 루이빌에서 앞으로 이 정도 규모의 좀비를 볼 일은 없을 것이다.
마지막 미개척지
1996년 1월 초, 루이빌 기차 차량 기지(C)
루이빌의 경계를 정화하고 이제 루이빌에서 단 한 구역만 남겨두었다. 루이빌 최남단의 기차 차량 기지였다.
루이빌 서부 군검문소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가면 도달할 수 있지만 재배치된 좀비와 무성한 나무들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렸다.
철책 너머에서 좀비를 미리 잡아둔 영향인지 꽤 빠르게 차량 기지를 정화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 드디어 핵심 스킬이 모두 만렙에 도달했다. 조준시 발걸음 10레벨 달성. 덤으로 단검도 8레벨이 되었다. 중식도(단검)도 꽤 쓸만해지고 있다. 물론 손도끼를 대체할만한 정도는 아니다.
기차 차량 기지를 정화하고, 기지 옆 호수를 거쳐 또다른 소각된 마을에도 가보았다. 이곳은 시스템 상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아 가까이 다가가도 활성화되는 좀비는 없었다. 1996년 1월 11일, 루이빌의 모든 지역을 탐험했다.
피날레
1996년 1월 중순에서 2월 초, 루이빌 전 구역
더 이상 새로운 지역은 없다. 이제 루이빌 정화런을 어느 수준까지 진행할지 결정할 때가 되었다. 여전히 탐험하지 않은 건물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저층 주택 전부를 내부까지 정화하는 것은 썩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그외의 건물들은 모두 정화해내고 싶었다. 아마도 이번이 가장 위험한 에피소드가 될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북부 중심가, 스피포 본사 주변의 고층 상업 빌딩이었다. 좀비만큼 위험한 것이 추락사고였기 때문에 아주 신중하게 움직여야했다.
베이츠맨 오피스 빌딩 6층의 이벤트. 책상으로 막힌 사무실 안에는 그동안 빠져나오지 못한 좀비들로 가득했다.
루이빌 북부에는 아직 탐험하지 못한 건물들이 많았다. 물론 여러 차례에 걸쳐 이미 내부의 좀비를 밖으로 끌어내서 잡아낸 상태였기 때문에 건물 내부에는 좀비가 거의 없었다. 특히 상업 건물이나 오피스 빌딩은 아파트보다는 널찍하고 특별히 파밍할 거리도 적었기 때문에 정화하는데 시간이 그리 많이 필요하진 않았다.
그렇게 정화런을 진행하던 중 한 아파트에 닿았다.
너무나도 깨끗한 아파트. 좀비의 흔적이 전혀 없다. 다른 아파트는 멀쩡한 문짝과 창문을 찾기 힘들 정도였지만 유독 이 아파트는 최상층까지 좀비에 의한 파괴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오래된 사실을 깨달았다.
... 이런 경우가 처음이 아니었다는 사실
이전 세계에서 녹스 컨트리 정화런을 하는 중 마치리지 군인 아파트를 찾아갔을 때였다. 분명 1층은 좀비들이 많았는데 2층부터 맨 위층까지는 좀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이번 세계에서도 루이빌 엑스포 뒤쪽의 아파트 한 동에서 같은 현상이 발견되었다.
공통점은 좀비가 엄청나게 밀집된 아파트였다는 것. 좀비가 생성(혹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좁은 곳에 너무 많은 좀비가 존재하게 되면 간헐적으로 좀비 생성이 막히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텅 비어있는 아파트에서 남겨진 의문점(20부)의 또 다른 해답을 찾은 것 같다. 발견되지 않은 1만 마리의 좀비 중 많은 수는 애초에 이 세계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조금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힘을 내어 계속 한 곳 한 곳 정리해나갔다.
피날레의 전투는 모두 실내에서 이루어졌다. 아직까지 실내에 남아있는 좀비들은 대개 알 수 없는 이유로 어그로가 잘 잡히지 않는 개체였다. 그 말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좀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피날레 미션을 진행하면서 그 사실은 점점 명확해졌다. 결코 긴장을 멈추어선 안된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입구 바로 옆에서 나를 습격하려고 했던 좀비.
문 옆에서 어그로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좀비.
계단 아래쪽 공간에 생성된 좀비들도 있었다. 접근이 불가능하기에 그 자체로는 위협적이진 않지만 총기 사용이 강제되기 때문에 격발 어그로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까봐 두려웠다.
놀래키지 말라고!
계단 바로 위에 있는 좀비에 놀라서 황급히 도망치는 중.
때때로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했다. 다중 공격이 안되는 CDDA 챌린지에서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첫 공격에 치명타가 터지지 않았다면 위험했을지도..
...
...
그리고 사고가 터졌다.
3층에서 추락했다. 급했던 마음에 시종일관 시프트를 누르고 다니던 와중에 깨진 유리창 쪽으로 달려버린 것이다.
하지만 도리어 안심했다. 4층 이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4층 이상이었다면 그 순간 모든 것은 그대로 끝나버렸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종아리에 "깊은 상처"만 입었다. 봉합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상처였다. 3층에서 떨어지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골절이 일어나는데 과적 상태였는데도 운이 좋았다.
거점에서 깊은 상처를 봉합하고 붕대를 감아주니 이튿날부터 통증이 멈추어 다시 활동이 가능해졌다.
다시 찾은 추락 장소.
오피스 건물에서 파밍할 건 거의 없지만 최종 무기(!!)는 꽤 많이 입수할 수 있었다. 연필이다. 언젠가 연필 무쌍을 보여주리라.
가끔 제작진의 장난끼가 발동된 곳도 볼 수 있었다. 재미로 해본거지? 인디스톤 이거 실수아니지? (네 아닙니다) 그래 우리 잘 하자
루이빌 한 가운데에 이런 창고가 있었다니. 다른 세계에서 루이빌을 다시 오게 된다면 꽤 유용할지도. 기차역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찾을 수 있다.
피날레를 시작한지 3주 후. 단 한 곳을 남겨두고 모든 특수 건물과 아파트를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정리할 장소 앞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드무아젤 파이(Les Tartes de Mademoiselle Celine Diner) 빵집과 이름 없는 음식점이 함께 있는 2층짜리 상업 건물이었다. 마지막을 기념하듯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자 몇 마리의 좀비가 마중 나와주었다. 하지만 너무 늦은 밤이었기에 돌다리도 두드린다는 느낌으로 날이 밝길 기다린다.
이튿날 아침 조심스럽게 내부를 살펴본다. 숨어있는 좀비를 한 마리 잡아내고 건물 깊숙히 숨겨진 2층까지 정화를 마무리한다. 1996년 2월 3일. 루이빌의 모든 특수 건물과 아파트를 정리했다.
황혼 속에서
1993년 12월 9일. 불타는 멀드로에서 다친 몸을 이끌고 가까스로 탈출했다. 한 달 동안 녹스 컨트리의 루랄 마을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1994년 1월 아슬아슬하게 루이빌에 도착했다.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던 좀비 무리를 화염병 하나에 의지해 잡아내고 하나도 정리되지 않은 집안에 들어와 한숨을 돌렸다.
루이빌에서의 첫날 밤, 그때는 결코 지금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어렴풋한 꿈만 가진채 잠든 날.
많은 위기들이 있었다. 좀비들로 막힌 3층에서 유리창으로 몸을 던져 필사의 탈출을 하기도 하고, 안개 속에서 좀비에게 기습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세계들에서 생명을 다한 분신들을 매번 떠올리며 루이빌 정화런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겠다고 조심성 있게 플레이했었지만 그럼에도 모든 위기를 피할 순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루이빌 모든 구역의 탐험을 완료한 것보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에 감사하다. 현실 시간으로도 최장 기간 플레이한 세계였다.
지난 2년 2개월 간 루이빌 구석구석을 탐험했다.
1996년 2월 4일 루이빌 정화런 완료. 최종 킬수 213164. 녹스 컨트리에서 잡은 좀비를 제외하면 루이빌에서 정화한 좀비 수 약 20만 9천.
2년 2개월 9일 생존. 녹스 컨트리의 한 달 남짓한 기간을 빼면 2년 1개월동안 루이빌 전역을 탐험했다.
전투와 관련된 핵심 스킬은 모두 만렙에 도달했다. 가장 먼저 만렙에 도달한 것은 창 스킬, 가장 마지막에 만렙에 도달한 것은 조준시 발걸음이었다. 조준시 발걸음은 2년 2개월만에 21만 마리의 좀비를 처리한 끝에서야 만렙이 되었다.
이젠 너무 익숙해져버린 거점에 조용히 비가 내린다
그러나 여전히 조금의 미련은 남아있다. 루이빌 내 모든 좀비를 잡은 것은 아니다. 지난 2년 간 루이빌의 모든 지역 그리고 모든 상업, 산업, 지역서비스 건물과 아파트를 정화했지만, 1~2천 채에 이르는 소형 주택은 겨우 열에 한둘만 처리되었다. 루이빌 내 거의 모든 민가 역시 가까이 접근해 내부 좀비를 활성화시키고 경광등 어그로를 끌어 대부분 잡아내긴 했지만 빠져나오지 못한 좀비들이나 도시 곳곳에 흩어진 좀비들이 족히 2~3천은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이제 황혼이 다가온다. 세계는 다시금 변혁할 것이다. 내가 몇 년 전 처음으로 시작했던 41빌드의 세계는 이제 모두 황혼 속에서 경계를 잃고 추억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루이빌 끝에서.
이 저물어가는 황혼 속에서 모든 것이 빛을 잃기 전에 해야만 할 일들이 있다. 새로운 모험이 나를 기다린다.
< CDDA 챌린지 루이빌 정화런 21부: 황혼에서 피날레. 완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