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Rain
(Project Zomboid 프로젝트 좀보이드) CDDA 챌린지 정화런 3부 - 밸리스테이션편 본문
- 지난 이야기 -
CDDA의 무지막지한 리젠에 질려서 리젠만 끄고 세계의 모든 좀비를 잡기 위한 모험을 떠난지 1년 3개월. 녹스 컨트리 구지역 대부분을 탐험하고 이제 조금은 낯선 밸리스테이션과 백화점을 향해 떠나가는데..
자신감
항상 CDDA 챌린지만 플레이하던 나에게는 밸리스테이션과 루이빌은 그다지 가볼 일이 없었던 곳이었다. 하지만 난관이었던 교도소와 연구소를 클리어하고, 11만이 넘는 킬수를 보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죽진 않겠다라는 자신감이 조금씩 자라났다. 다리를 건너면서 킬수 확인 110,472
또다른 웨스트포인트
편안한 잠자리와 풍부한 음식 파밍을 위해 가장 먼저 공략한 곳은 밸리스테이션 서부 강변 마을이었다. 작아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어마무시하게 좀비가 밀집된 곳이었다. 아래 지도의 밝혀진 곳에서만 1만 마리 이상을 잡아야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좀비는 웨스트포인트 중심가에서 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인 것 같았다.
동쪽으로
리젠이 끊임없이 된다면 사실 이렇게까지 게임을 진행할 필요가 없겠지만, 노리젠 모드의 매력은 언젠가는 끝이 있다는 희망에 있는 것 같다. 무념무상으로 한마리 또 한마리 잡다보면 어느덧 전진해있는 것이다. 백화점에 너무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밸리스테이션의 나머지 구역을 정화해나갔다. 동쪽 끝까지 더 이상 길이 없는 곳에 도달할 때까지 잡은 좀비 총 1.8만킬
묘지에서의 상념
밸리스테이션 동쪽 끝에서 이제 백화점이 있는 남쪽 방향으로 향해 가다가 길가에 있던 교회 앞 묘지에서 기념샷을 찍으며 이 캐릭도 언젠간 죽겠지라며 상념에 빠졌다. 그래도 이렇게 조심스럽게 플레이하면 당분간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남쪽으로 향하는데..
좀비에게 물렸다
(노리젠으로 옵션 조정하면서 감염 즉시 죽도록 세팅해둠)
나에겐 나쁜 플레이 습관이 있는데 너무 조심스럽게 플레이하는 탓에 갑작스럽게 좀비가 접근하거나 나타나면 무조건 방향을 전환해서 도망가려고 하는 것이다. 자동차와 울타리 사이로 예상치 못하게 접근한 좀비 앞에서 너무 놀란 나머지 방향을 전환해서 도망가려다 좀비가 물 타이밍을 줘버린 것이다. 그냥 여유 있게 스페이스바 한 번 눌려주면 되는 것을...
현실 시간으로도 수개월 간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캐릭이었기 때문에 너무 아쉬웠다. 자책도 하며 마음이 안 좋아서 좀보이드를 삭제하고 그렇게 한 이틀을 공허하게 지냈다. 현실에서 업무의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해서 차라리 잘됐다며 스스로 위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고생한 내 캐릭터를 좀비 상태로 놔두는 게 계속 마음에 남았다.
새로운 시작
새 캐릭을 하나 생성했다. 2만 마리 쯤 좀비가 있어야할 멀드로에는 누가 다 없앴는지 아주 가끔 좀비를 볼 수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가 북쪽에 마련해둔 안전한 거처에서 치료하고 차를 빌려 벨리스테이션으로 향했다.
당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1킬을 한 좀비에게 복수를 하고 캐릭의 시신을 수습해서 고향 같이 생각하며 지냈던 루랄 마을의 호수 기지에 안장했다. 유품을 다시 챙기며 장갑에 큰 구멍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손이 물린 것이다.
유지(遺旨)
새로운 세계를 다시 생성해서 정말 처음부터 시작할지 아니면 유지를 이어 밸리스테이션과 백화점을 계속 공략할지 아직은 결정하지 못했다. 밸리스테이션 돌입 전 시점으로 세이브 파일을 백업도 해놨지만 아마 쓸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세계에서 루이빌까지 정화시키면 NPC 모드를 깔아서 좀비가 거의 없는 세상에서 NPC가 그들 나름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게 개인적인 바람이었다. 아쉽게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모험의 마지막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며 마무리하니 마음이 훨씬 후련해지는 것 같다. 어쩌면 새롭게 시작할 용기도 생기는 것 같고..
긴글이고 재미없는 글일텐데 혹시 여기까지 읽어줬다면 너무 감사함. 앞으로 또다른 이야기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음.
...
아주 먼 미래, 못 다한 의지를 이어가는 이야기
또 다른 도전 이야기들